DAYDREAM NATION

[2009년 여름 도쿄] DAY-7: ② 사요나라 도쿄, 다시 만날 날까지!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그래도 다시 보고 싶을 시부야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이치란 라멘


노 뮤직, 노 라이프! 내 사랑 타워레코드


안녕, 타워레코드


그리고 드디어 돌아갈 날이 왔다. 마지막 날은 가볍게 시부야 이치란에 가서 라멘 한 그릇 먹고 타워레코드 살짝 구경한 뒤, 키치죠지에 들러 만화책과 CD 몇 장을 사고 어머니랑 같이 쇼핑. 집에 와서 아버지가 사오신 마구로(참치 회)에 소주 한 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일본에 오면 언제나 찾아 보는 도라에몽과 크레용 신짱을 어김없이 챙겨 봤고, 이어서 시작된 뮤직스테이션에서는 빅뱅의 첫 출연을 감상했으며(하지만 나는 우에토 아야와 코다 쿠미에게만 시선을 돌렸을 뿐이고!), 지금은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일본어 더빙으로 감상 중. 내일 오전 10시 비행기라 일어나는 게 살짝 두려운 것만 빼면, 나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그나저나 내일 서울은 폭우가 쏟아진다는데 인천공항에서 집에까지 가는 길이 벌써부터 걱정. 그리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가서 ID카드도 찾고 해야 되는데 귀찮아서 할 수나 있을련지. 아무튼 이제는 정말 작별의 시간. 사요나라 도쿄, 다시 만날 날까지. 또 찾아올 날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2009년 여름 도쿄] DAY-7: ① 무작정 카메라 들이대기, 시부야에서 키치죠지까지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2009년 여름 도쿄] DAY-6: 도쿄는 저녁 7시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도쿄는 저녁 7시, 빨리 그대가 만나고 싶어, 라고 노미야 마키는 노래했다. 일본에 오면 항상 듣게 되는 피지카토 파이브. 오늘도 어김없이 코니시 야스하루와 노미야 마키가 만들어내는 사운드 앙상블에 몸을 맡기고 도쿄 시내를 돌아다녔다.

사실은 돌아갈 날이 다 돼서 쇼핑에 전념했다. 그런데 확실히 나이가 들었나 보다. 예전에는 별 것 아닌 것들도 무턱대고 충동구매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침 한 번 삼키고 그냥 넘어가고 있다. 워낙 가난한 인생을 살다 보니 이제는 소비욕마저도 사라져버린 듯. 젠장, 안타깝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일본 방문인데. 그래서 내일은 다시 한 번 소비욕을 불태워 볼 생각...이라지만 돈이 없구나ㅠ

오늘도 잠깐 친구를 만났다. 롯폰기 모리 빌딩. 5년 전 이곳의 전망대에 와서 엄청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충격을 다시 한 번 맛보기 위해 거금 1,200엔(원래 1,500엔인데 친구 덕에 300엔 할인 받았다)을 들여 전망대를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처음 갔을 때는 무언가 탁 트인 느낌에 경이로운 기분이었는데, 다시 찾아간 롯폰기 모리 빌딩의 전망대는 그냥 평범하게 느껴졌다. 역시 처음 느낀 감동은 두 번 다시 느끼기 힘든 것일까. 게다가 한국인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DSLR을 들고 도쿄 타워를 찍고 있기에, 친구와 나는 그냥 사람들 없는 한적한 곳에 가서 조용히 담소를 나눴다. 이제는 전망대까지 재미가 없다니 슬펐다.

재미없다고 계속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1주일 남짓 이곳에 있는 덕에 약간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지금 나의 삶도 알고 보면 꽤나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아주 잠깐의 여유를 되찾기 위해 사람들은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걸지 모른다. 아무리 자주 방문한 도쿄라 낯설다 하더라도, 나는 이곳에서는 완벽한 이방인이다. 이방인이기에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을 조금이라도 간직한 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ps. 친구로부터 지금의 도쿄 타워를 없애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도쿄에 왔을 때 나를 사로잡았던 도쿄 타워가 앞으로 사라진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슬펐다. 아아, 그럼 도쿄 타워에서 선보였던 DMC의 크라우져 상의 퍼포먼스도 이제는 추억이 되버리는 것일까ㅠ


[2009년 여름 도쿄] DAY-5: ② 요코하마에서 더위를 먹다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이름 그대로 요코하마의 랜드마크, 랜드마크 타워


일본에서도 동시 개봉,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포스터


미나토미라이 21의 거리 풍경


요코하마의 또 다른 상징, 코스모월드의 대관람차


철길이 그대로 다리가 된 기샤미치


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바라본 요코하마


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


멀리 보이는 요코하마 베이 브릿지


차이나타운의 칸테이묘(관제묘), 관우를 신으로 모시는 사당


원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에노시마에 갈 생각이었다. 에노덴을 타고 바다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행객의 마인드가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결국 일찍 일어나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마지 못해 요코하마를 가는 것으로 바다 구경을 대신하기로 했다. 벌써 세 번째 요코하마 방문. 그나마 개항 150주년 행사가 열리고 있어서 조금은 재밌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예상했던 대로 예전에 갔을 때와 크게 다른 게 없는 조금은 심심한 여행이었다.

요코하마 여행의 중심은 바로 사쿠라키쵸 역. 역 밖을 나서니 여전히 변함없이 랜드마크 타워가 사람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처음 일본에 왔을 때 전망대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이곳의 전망대도 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세 번째 방문이니 전망대 정도는 가볍게 제껴주고 정해진 루트대로 이동. 퀸즈 스퀘어를 지나 뜨겁게 쏟아지는 뙤약볕 아래에서 힘겹게 아카렝가 창고에 도착했다. 근처에서 개항 150주년 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비싼 입장료 때문인지 아니면 평일 때문인지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이와이 슌지가 제작하고 기타무라 류헤이가 연출한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기에 보고 싶은 마음도 살짝 들었는데, 세 편으로 나눠서 상영된다는 팜플렛 문구에 눈 딱 감고 포기했다. 무엇보다도 날씨가 너무 더웠다. 올해 여름 가장 더운 날이라고 했다. 힘들었다.

요코하마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바로 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요코하마의 풍경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5년 전 일본에서 지낼 때 무턱대고 이곳에 와서 어설픈 일본어로 아사히 생맥주를 사서 마시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무더위 때문에 지쳐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드넓은 바다를 보니 조금은 기분이 상쾌해지는 듯 했다.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멋진 야경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그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무리였기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사쿠라키쵸 역으로 다시 이동했다. 역시 근처에 있는 야마시타 공원은 이미 가본 곳이므로 가볍게 제껴두고. 걷는 게 힘들어서 개항 150주년 기념 박람회장을 돌아다니는 무료 셔틀 버스를 탔는데 알고 보니 입장권이 있어야 탈 수 있는 버스였다. 하지만 우리는 입장권이 없었다. 그럼에도 확인하지 않고 버스가 우리를 태웠다. 무임승차나 다름 없었다. 왠지 긴장되면서도 신나는 순간이었다.

나이가 들기는 들었나 보다. 처음 요코하마에 갔을 때는 가이드 북 보면서 부지런히 가볼 만한 곳을 다 둘러 다녔는데(그것도 걸어서), 오늘은 조금 움직이는 것도 얼마나 힘이 들던지 금새 녹초가 돼버렸다. 덥기도 더웠고, 이미 가본 곳이라 흥미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차이나타운에 가서 밥이라도 먹자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했으나 여기에도 경제 불황이 들이닥쳤는지 예전에 왔을 때보다 거리가 유난히 한산했다. 게다가 느끼하게 생긴 중국음식을 보니 식욕도 오히려 사라지는 느낌이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전철로만 1시간이나 되는 긴 여정이었다. 결국 집에 도착해 밥 먹자마자 쓰러져버렸다. 3시간 정도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 물 몇 잔을 들이키니 이제야 좀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아무튼 무더위에는 집에 있는 게 최고다. 그래서 내일은 느긋하게 집에서 좀 쉴 생각이다. 슬슬 돌아가야 할 준비도 해야 하니.


[2009년 여름 도쿄] DAY-5: ① 한적한 마을의 풍경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나란히 나란히


야채와 과일들을 파는 중


8월에 있을 동네 마츠리의 춤 연습을 한다는 공지, 갑자기 생각나는 가와세 나오미의 <사라소주>


자전거 천국 일본


일본에 계신 아버지 때문에 고마운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일본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를 갈 때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유명한 장소들 보다는,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생활이 묻어나는 장소를 더 찾게 된 것도 그런 연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은 신주쿠까지만 나가려고 해도 버스와 전철을 타고 30분을 가야 하는, 여행을 하기에는 좋은 장소가 아니다. 하지만 대신 도쿄 시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들,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역 앞 조그만 서점에서 빼곡히 들어서서 책을 읽는 직장인들, 슈퍼마켓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아주머니들 등 그런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일본에 갔다 오면 화려한 관광지의 모습들보다는 이런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들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진심으로 이들과 함께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 여름 도쿄] DAY-4: 하라주쿠와 시부야를 정신없이 걷다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JR 하라주쿠 역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키디 랜드


등신대의 아야나미 레이ㅠㅠ (그러나 이 사진의 포인트는 오른쪽의 아저씨)


갖고 싶다, 에바 피규어 (하지만 나는 가난한 여행객)


반갑게 맞이해주는 심슨 부자


오모테산도 근처, 옷가게들이 즐비한 골목


저녁에 시부야에서 일본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미리 약속을 해서 하루 종일 하라주쿠와 시부야를 걸어 다녔다. 5년 전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5개월 정도 도쿄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낸 적이 있다. 그때 다녔던 어학원이 시부야에 있었다. 덕분에 학원 끝날 때마다 시부야 거리를 뻔질나게 돌아다니는 바람에 시부야는 눈만 감아도 내 맘대로 돌아다니는(?) 그런 익숙한 곳이 됐다(물론 잘 돌아다닐 줄만 알고, 어디에 어떤 좋은 가게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중고 음반을 살 수 있는 가게와 만화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가게, 라면이 맛있는 가게, 스시가 싸면서 맛있는 가게 정도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고작 5개월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생활을 했던 곳이라 그런지 시부야는 언제가도 낯설지가 않다. 오늘 간 시부야도, 하라주쿠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생각한 것들.

- 언제나 트렌디한(모든 이의 공감을 얻는 트렌드는 아니다. 시모키타자와나 키치죠지와는 다른, 좀 더 화려한 트렌드라고나 할까) 하라주쿠는 나날이 화려해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놀랐던 것은 H&M 매장. 게다가 오모테산도에는 MoMA 디자인 숍까지 들어서 있었다. 도쿄는 점점 뉴욕을 닮아가고 있었다. 뉴욕에서 만났던 그 수많은 가게들을 도쿄에서도 만날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

- 시부야에 있는, 클럽 쿼트로가 있는 건물에 북 오프가 들어섰다. 하라주쿠에 있던 북 오프가 옮겨온 듯?

- 그 북 오프 맞으편에 위치한, 중고 음반 전문 숍 레코판과 만화 관련 상품들을 파는 만다라케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레코판에서 소닉 유스의 <Washing Machine>과 배들리 드론 보이의 <About A Boy>를 중고로 구매. 각각 1,050엔과 780엔인데 200엔씩 더 할인받아서 모두 합해 1,430엔에 구매했다. 역시 사랑스러운 레코판!

- 105엔 스시로 소문난 츠키지 혼텐은 놀랍게도 가격이 올라 한 접시가 120엔이었다. 그래서인지 '30분 간 7 접시 이상을 먹을 것'이라고 써붙어 있던 경고 아닌 경고도 사라져 있었다. 역시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이 작은 스시집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맛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스시는 역시 일본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 시부야는 언제나 사람이 많다. 앉을 곳도 없고 커피숍도 자리가 가득 차 하루 종일 피곤해 죽는 줄 알았다. 결국 친구를 만나서는 내내 하품을...

- 일본 맥도날드에서 파는 쉐이크는 100엔, 하지만 크기가 한국보다 작다.

- 마이클 잭슨 추모 열풍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타워레코드, HMV 등 대형 음반 가게 모두 마이클 잭슨 관련 부스를 만들고 하루 종일 그의 음악을 틀고 있다. 이번 여행을 다시 떠올리면 마이클 잭슨 생각도 함께 날 것 같다.

-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일본 뮤지션은 아마도 퍼퓸이 아닐까 싶다. 캡슐의 나카다 야스타카가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이 여성 3인조의 음악은 어딜 가더라도 하루에 한 번은 듣게 되는 것 같다. 우연히 라이브 영상을 보게 됐는데 관객의 대부분이 남자들이었다. 한국에 소녀시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퍼퓸이 있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그러나 외모로 따지면 역시 소녀시대의 승리. 물론 음악으로 보자면 나카다 야스타카만의 유니크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퍼퓸이 한 수 위겠지만.

저녁에 친구를 만나서는 간단하게 밥을 먹고 오모테산도 근처의 카페에서 담소를 나눴다. 하루 종일 걸어서인지 너무나도 피곤했던 하루. 하지만 점점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 있으니, 조금 더 힘을 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겠다...라지만 사실 도쿄 시내는 이제 재미가 없고 좀 더 여행다운 여행지를 가보고 싶다. 하지만 과연...?


[2009년 여름 도쿄] DAY-3: ⑤ 오다이바 덱스 도쿄 비치 + 긴자 근처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여기, 가면라이더 있습니다!


<요시노 이발관>이 생각나 살짝 무서웠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항상 반가운 도라에몽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서 그런지 힘이 없어 보이는 개


...신칸센?;;


쇼와역, 이라는 이름으로 추억의 물건을 판다


역도산 피규어, 그런데 설명에 한국인이라는 이야기는 없더라


곤충채집과 관련된 가게


롤리 롤리 롤리팝


이제는 케로로도 일본의 국민적인 캐릭터


태엽 감는 장난감, 사고 싶었는데 비싸더라


다이바쇼홍콩, 오다이바 안의 작은 홍콩


홍콩처럼 꾸몄다는데 홍콩에 안 가봤으니 뭐;


이런 게 홍콩 분위기라는 것일까


오늘 일본에는 여름에 나오는 복권 '섬머 잠보'의 판매가 시작됐다. 유라쿠쵸 역 근처에 있는 당첨이 잘 되기로 소문난 복권 가게에 길게 늘어선 줄


역시 긴자는 명품 말고는 볼 게 없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집에 가기 위해 돌아온 유라쿠쵸 역



오다이바에 위치한 덱스 도쿄 비치에 있는 쇼와 시대의 거리를 재현한 다이바잇쵸메 상점가와 홍콩을 그대로 본따 만든 다이바쇼홍콩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몇 년 전에 오다이바를 가본 적은 있지만 그때는 잘 몰라서 그냥 지나쳤던 곳이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볼 거리는 별로 없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 처음 일본에 와서 무언가 최첨단의 풍경을 구경하고 싶다면 오다이바가 제격이지만, 서양 쪽 나라들을 여행해 본 사람에게는 이마저도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아마 도쿄 시민들도 공연을 본다거나 데이트를 한다거나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갈 일이 없지 않을까 싶지만, 도쿄 시민이 아닌 이상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고... 아무튼 오랜만의 오다이바는 그럭저럭 재밌었다.

긴자는, 여성들에게는 매력적일지 몰라도 남성들, 혹은 나이가 있는 분들은 매력을 못 느낄 장소가 아닐까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미츠코시 지하에 있는 진기한 먹거리들에 입이 다 벌어질 정도였는데, 막상 집 근처 고쿠분지 역에 있는 마루이 백화점에 갔더니 거기에도 비슷한 물건을 팔고 있더라. 그러니 굳이 긴자까지 가서 쇼핑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물론 도쿄에서 생활을 한다면 말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반가웠던 것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의 일본판 포스터. 사진으로는 못 찍어 왔는데, <그래도 사랑하는 바르셀로나>라는 제목으로 상영중이었다. 역시 스칼렛 요한슨은 어디서 만나든 간에 반가운 듯 싶다. 이렇게 일본에서의 세 번째 날은 지나갔다. 내일은... 또 어딜 가야 하나?

ps1. 오옷, 오다이바에서 드디어 완간 경찰서를 찾았다! 배의 과학관 근처에 있더라. 유리카모메 타고 가는 도중에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서 사진은 못 찍었다ㅠㅠ 보자마자 <춤추는 대수사선> 생각이 어찌나 나던지. 경찰서에 가면 왠지 <춤추는 대수사선> 관련 상품들을 팔 것 같았는데... 귀찮아서 다시 가지는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_-)

ps2. 오늘 스마스마에 우리나라 F4 나오더라. 역시 예상대로 통역은 초난강. 초난강은 그런 해프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 역시 스맙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대단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2009년 여름 도쿄] DAY-3: ④ 아쿠아시티 오다이바에서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라멘 고쿠기칸에서 먹은 라멘, 하카타 라멘이라는데 짰다-_-;


점프 샵, 만화책 점프와 관련된 상품들 총집합


점프 샵


디즈니 스토어, 사실 일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볼트>가 이제 개봉, <업> 관련 상품이 갖고 싶었는데 없더라ㅠ (<업>은 12월 개봉 예정)


나란히 있는 이브와 월-E, 들고 가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지금 일본은 세일 중, 어딜 가나 지름신 강림



[2009년 여름 도쿄] DAY-3: ③ 후덥지근한 여름의 오다이바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후지 TV 방송국을 향하여


후지 TV 방송국에서 팔고 있는 치비 마루코 관련 상품들


치비 마루코 가챠폰


유리카모메를 타고 이동중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유리카모메


오다이바의 대관람차


오다이바에서 바라 본 레인보우 브릿지


[2009년 여름 도쿄] DAY-3: ② 오다이바까지 가는 길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아파트 단지


<4월 이야기>의 그 아파트가 연상된다면 억지일까


아파트 입구


우편물은 여기에


티켓 발권기


전철을 타러 간다


JR 츄오센 내부 전광판, 의외로 재미난다


유리카모메 선 심바시 역


유리카모메를 타고 가는 길


멀리 보이는 레인보우 브릿지


가까이 보이는 레인보우 브릿지


좀 더 가까이 보이는 레인보우 브릿지




[2009년 여름 도쿄] DAY-3: ① 오다이바에 우뚝 선 건담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오다이바에 건담이 우뚝 섰다. 한국에서도 여러 블로그를 통해 알려진 실제 크기의 건담이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 13일 토요일. 오다이바에 위치한 시오카제 공원에서 이 거대한 건담을 만날 수 있다. 건담 탄생 3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환경을 소중히 한다는 '그린 도쿄' 캠페인의 일환이며, 2016년 도쿄 올림피 유치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담이다. 8월 31일까지만 오다이바에서 만날 수 있는, 지금이 아니면 구경할 수 없는 그야말로 '볼 거리'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건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애니메이션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건담을 보러 오다이바에 간 것은 이것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볼 거리도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어마어마한 건담을 두 눈으로 보는 건 대단한 경험이었다. 하나의 캐릭터에 대해 꾸준히 이어지는 세간의 관심도 놀라울 뿐더러, 그걸 또 이런 식으로 볼 거리(동시에 돈이 될 거리)로 만들어내는 일본만의 능력에도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건담을 보기 위해 아이들이 많이 갈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회장을 가득 메운 것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꿈의 우상을, 어른이 된 뒤 두 눈으로 다시 만나는 기분은 어땠을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아무튼 올 여름에 도쿄에 올 계획이 있다면 오다이바에 들러 건담을 꼭 만나자.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기이한 볼 거리니까.


[2009년 여름 도쿄] DAY-2: ② 키치죠지에서 타코야끼를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버스 주행 중에는 차내에서 움직이지 마세요


버스 하차 버튼


JR 츄오센 고쿠분지 역


JR 츄오센 고쿠분지 역


JR 츄오센


키치죠지, 케로로가 반겨준다


키치죠지 파르코 옆 타코야끼 가게


타코야끼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를 본 다음에는 키치죠지 시내를 돌아다녔다. 허기가 져서 타꼬야끼를 사먹고 로프트와 파르코를 돌아다니며 아이 쇼핑. 여름 맞이 세일이 한창이었다. HMV에서는 예상한 대로 마이클 잭슨 관련 음반들을 모아서 팔고 있고.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저 걸어다녔다는 이유 만으로 피곤한 하루. 오늘은 가뿐하게 키치죠지까지만 갔으니까 내일은 좀 더 멀리 나가봐야겠다.


[2009년 여름 도쿄] DAY-2: 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 (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破)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지난 달에 어머니께서 처음 7월에 일본에 갈 거라고 말씀하셨을 때, 선뜻 가이드 핑계를 대며 따라가겠다고 한 것에는 사실 꿍꿍이(?)가 있었다(물론 그전부터 만날 일본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바로 비슷한 시기에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고백컨대 나는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팬이다. 지난 2007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가 처음 국내에 공개됐을 때도 나는 에바를 보기 위해 그 길고 긴 영화제 기간을 홀로 지낸 적도(아직 학생일 때였으니) 있었다. 1편의 흥행 저조로 인해 2편의 개봉이 어려워졌다는, 정확한 근거는 없는 소문들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어머니의 일본 방문 소식은 그야말로 어둠에 내린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일본을 간다는 사실보다는, 에바를 만난다는 사실에 더욱 들떴던 것이 사실이었다.

여러 번 일본을 찾은 적이 있고, 한 5개월 정도 생활했던 적도 있지만 일본에서 극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난생 처음이었다. 조금 두렵기도 했다. 에바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영관 정보를 통해 집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극장을 찾았다. 키치죠지에 위치한 바우스시어터였다. 약도대로 찾아가니 예상 외의 장소에 조그만 극장이 있었다. 상영관은 3개, 현재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를 비롯해 곧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될 <뮤>와 지난 5월 국내 개봉했던 <몬스터 vs 에이리언>, 그리고 아직 국내 미개봉작인 톰 맥카시 감독의 <더 비지터>와 소닉 유스의 라이브를 <클린>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담은 다큐멘터리 <노이즈>가 상영 중이었다. 티켓 박스에서 쭈뼛쭈뼛 서있다가 용기를 내(-_-;) 티켓을 샀다. 1,800엔. 이 정도면 얼마 전 8,000원으로 인상된 우리나라의 영화 관람료도 알고 보면 여전히 착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지정석이 아니기에 티켓과 함께 번호표를 나눠줬다. 번호표 따라 순서대로 입장을 하는, 멀티플렉스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는 구식처럼 보일 듯한 입장이었다. 상영관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작은 극장인데도 상영관이 가득 차는 걸 보니 에바가 괜히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게 아님을 실감했다. 대부분 20대와 30대 관객들이었는데 군데군데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모습도 보였다. 예고편으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연출한 <섬머 워즈>가 나왔는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성이 살짝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의 막이 올랐다.

영화에 대한 네타에 가까운 자세한 이야기들은 이미 여러 블로그들을 통해 공개됐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할까 한다(라지만 사실은 100% 완벽하게 내용을 이해 못했기 때문에 자세하게 쓸 수도 없다;). 이카리 사령과 후유츠키의 대화만 제외하면 어느 정도 내용은 이해했는데, 아무래도 두 사람의 대화에 중요한 정보들이 많기에 나중에 다시 한 번 감상을 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는 본격적으로 TV판과 다른 스토리를 진행해 나간다. 첫 장면부터 새로운 캐릭터 마리가 등장하고, 사도들의 모습도 TV판과 완전히 다르며, TV판에서 사도로 변한 에바에 타는 파일럿도 토오루가 아닌 아스카로 바뀌고, 예상보다 빨리 서드 임팩트의 순간이 다가오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또한 신지, 아스카, 레이의 성격도 TV판과는 다른데 신지의 경우 확실히 이전보다 성격이 많이 밝고 의외의 순간에 결단력을 내보이며, 아스카도 어두운 성격이 군데군데 드러나기는 하지만 활발함은 여전히 변함이 없고, 무엇보다도 레이는 TV판보다 더 인간적으로 그려져 생동감이 느껴진다. 사도와 에바의 치열한 전투 신의 비중 만큼이나 잠시 동안 평화를 누리고 있는 제3신도쿄시의 한적한 모습이 등장하며, 의외로 신지, 아스카, 레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장면들도 많이 등장한다. 향상된 CG 기술로 완성된 사도들의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 이 정도면 TV판과는 전혀 다른 세계관의 확립이기에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면 다음 편인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의 예고편이 예의 변함 없는 미사토의 내레이션과 함께 흘러나온다. 두 손을 불끈 쥐게 만드는, 전율의 순간이다.


상영관 밖을 나서니 역시 일본답게 에바 관련 상품들을 판매중이었다. 지갑을 순식간에 가볍게 만들려고 하는 유혹에도 끝내 굴하지 않고 대신 팜플렛 하나만 사서 나왔다. 말로만 듣던, 일본 극장에서 판다는 상영작 팜플렛. 갑자기 일본에서 영화 보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1주일 내내 극장만 돌아다니고 싶다. 역시 어딜 가도 나 자신은 속일 수 없나 보다.


[2009년 여름 도쿄] DAY-1: 출발, 그리고 도착

여행기/2009년 여름 도쿄











20090711, Canon Powershot G10

오후 5시 35분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 오후 8시가 다 돼 나리타에 도착. 생각보다 날씨는 별로 덥지 않고 오히려 선선했다. 피곤하시다는 어머니 덕에 버스를 타고 신주쿠에 가서 다시 JR 츄오센을 갈아타고 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고쿠분지 역으로 이동. 무려 5시간 만에 아버지와 마침내 조우했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들. <걸어도 걸어도>에 나오던 그런 집들이 늘어 서 있는 한적한 주택가를 걸어 아버지가 살고 계신 아파트 단지(라지만 우리나라 맨션에 가까운)에 도착하니 어느 새 시간은 오후 11시에 가까운 시간. TV를 트니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이 방송되는 중이었다. 그제야 일본에 도착했음을 실감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왔다. 여행,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익숙한 1주일이 시작됐다.

ps. 아아, 여전히 아오이 유우는 오후의 홍차 CF 모델로 활동 중이구나! TV에 나온 것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 지를 뻔 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