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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짧은 영화글

오이시맨 (Oishi Man / 김정중 감독, 2008)


스토리

현석(이민기)은 한때 잘나가던 뮤지션이었지만 슬럼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지금은 변두리 노래교실의 강사로 일하고 있다. 노래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재영(정유미)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현석은 결국 홋카이도의 작은 마을 몬베츠로 여행을 떠난다. 낯선 공항에서 현석이 만난 것은 태연하게 일본어로 담뱃불을 빌려달라는 메구미(이케와키 치즈루). 우여곡절 끝에 메구미가 혼자 운영하는 민박집에 머물게 된 현석은 곧 맛있는 음악과 고즈넉한 분위기에 반해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메구미 역시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석은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음악과 바다와 소리, 음식을 통해 메구미와 점점 가까워진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오이시맨>은 한미 공동제작 영화 <허스>에 이은 김정중 감독의 두 번째 인터내셔널 프로젝트 작품으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유명한 일본 여배우 이케와키 치즈루가 참여한 한일 합작영화다. 가수 김C가 이야기의 원안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오이시맨>은 철저한 프리프로덕션을 거쳐 해외 로케이션치고는 적은 6억 원의 제작비로 완성됐다. 특히 영화의 배경인 홋카이도 몬베츠 지역은 과거 탄광산업으로 흥했던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으로 곳곳에 남겨진 유서 깊은 흔적들 덕분에 카메라 렌즈에 잡히는 모든 곳이 그림이었다는 후문이다. 그중에서도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에 표류하는 해빙들을 잡아낸 장면은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놓치지 말 것

<오이시맨>의 이야기는 진부하다.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의 진심을 나누며 각자의 상처에 작은 위로가 될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다. 김정중 감독은 이런 진부함을 홋카이도 몬베츠의 아름다운 설경과 함께 감성적인 연출로 채운다. 두 주인공이 특별한 대화도, 대단한 사건도 없이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낯선 이에게라도 선뜻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적막과 고요 속에 따스함을 간직한 몬베츠의 풍경 때문이다. 로맨스영화보다는 청춘영화에 가까운 <오이시맨>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춘의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중요한 건 진심이라고 말한다. 마음에 와 닿는 울림은 깊지 않지만, 작고 따뜻한 위안 정도는 얻어갈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GOOD: 문득 홋카이도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BAD: 아무리 진심이 중요해도 정유미가 만들어준 ‘진심주’만큼은 마시고 싶지 않다.



  • BlogIcon 주드 2009.02.13 13:26 신고

    저도 몬베츠로 떠나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처럼 눈 쌓인 겨울에 얼음으로 가득한 바다를 배타고 건너보고 싶기도 하고, 얼음축제(?)도 가보고 싶구요. 그러나 진심주는..ㅋㅋㅋ

  • BlogIcon 차이와결여 2009.02.21 20:22 신고

    흐흐흐.. 정유미가 따라주다면 저 역시도 어이없어 하면서 못이기는 척 마실 거에요..

    "아~ 아직 덜먹었어.. 진심이 안네오네...' 이러는데 어찌 안 먹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