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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짧은 영화글 2009/07/28 00:33업 (Up / 밥 피터슨, 피트 닥터 감독, 2009)
언젠부터인가 픽사 애니메이션이 감성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라따뚜이>부터였던 것 같다. 그전까지 픽사 애니메이션은 단지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영화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라따뚜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떤 감동을 전하고 있었다. 생쥐 레미가 일류 요리사가 되는 것처럼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메시지. 그 메시지는 최첨단의 디지털 기술로 어떤 실사영화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만들어 내는 픽사의 기술력이 있었기에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월-E>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이상의 감정을 지닌 로봇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슴을 짠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매번 내놓는 작품마다 단 한 번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픽사의 열정에 무한대의 지지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2009년, 어김없이 픽사는 새 애니메이션 <업>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시놉시스만 놓고 보면 평범한 어드벤처영화처럼 보인다. 할아버지와 소년이 풍선 달린 집을 타고 여행을 다닌다는 이야기는 그저 동화적인 상상력처럼만 여겨진다. 그런데 <업>은 단순한 모험물이 아니다. <업>은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인공 칼의 프롤로그에 가까운 이야기를 통해 이 영화가 단순한 모험물이 아님을 명확하게 드러내보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가 시작되고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가슴이 뭉클해지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대사 없이 펼쳐지는 초반부의 시퀀스들은 감동 그 자체다.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인 향수가 만들어내는 감동이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CG 애니메이션이라는 기술적으로는 가장 진보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그 기술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끊임없이 지나간 것들을 회상하게 만들곤 한다. <업>도 그렇다. 진심이 느껴진다. 단지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영화가 아닌, 기술을 하나의 예술적인 수단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진심 말이다.
<업>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다시 한 번 길게 이야기하고 싶다. 지난 기자시사회에서는 2D 디지털을 봤는데 정식 개봉하면 3D 디지털로 다시 한 번 볼 생각이다. <업>은 여전히 픽사의 주제를 반복한다. 꿈을 이루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는 <라따뚜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영화 상영 전 단편이 먼저 선을 보인다. 귀여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기분, 픽사 애니메이션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7월 29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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