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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이 드디어 공개됐다. 10회를 맞아 올해는 한국의 홍상수,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필리핀의 라브 디아즈 감독이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한 필사의 두 필진이 영화 상영에 맞춰 극장을 찾았다.}

전민규(이하 전): 오늘 같이 봤던 영화가 <디지털 삼인삼색 2009 – 어떤 방문>이었어요. 아무래도 전주영화제에서 가장 미는 섹션인데요. 아, 이건 딴 얘긴데 이번에 DVD 세트가 나왔더라고요. 5만원인데 땡기던데요.

장병호(이하 장): 올해 작품들도 거기에 포함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지.

전: 세 편 중에서 뭐가 제일 기억에 남으세요?

장: 재미있기는 <첩첩산중>이었는데, 좋은 건 역시 <코마>였어.


전: 네, 저도 <코마>가 제일 기억에 남았어요. 그런데 순서 상으로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가 좀 아쉽더라고요. <코마>를 그대로 두고 <첩첩산중>이랑 <나비들에겐 기억이 없다>를 바꿨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장: 그랬다면 나도 안 졸았을 텐데 말이지. (웃음) <코마>는 마지막 대사가 제일 좋았어. “당신이 날 꽉 안아줬듯이 누군가도 당신을 안아줬을 거예요”라는 말이 가슴에 파고들더라고.

전: 응? 개인적인 경험이? (웃음)

장:

전: 그런데 <코마> 중에 줌이 되게 신기하게 들어간 게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핸드 헬드가 많아서 가능했던 카메라 워킹이었는데 줌이 나선형으로 아래에서 위로 파고드는 장면이 하나 있더라고요.

장: 가와세 나오미는 어떤 의도로 그 장면을 그렇게 찍었을까?

전: 그건 감독님만 알겠죠, 뭐. (웃음)

장: 라브 디아즈는 어땠어?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전: 영화가 사실 호흡이 좀 힘들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힘이 붙는다고 할까요? 가와세 나오미까지만 보고 나간 사람들은 후회할거예요. 근데 진짜 롱 테이크를 오래 찍긴 오래 찍더라고요. 아, 형 4일에 <멜랑콜리아> 보러 간다고 했죠?
 
장: 응, 8시간을 어떻게 채웠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 (웃음)
 

전: 홍상수 영화는 어떻게 보셨어요?

장: 첫 단편 작업이라는데 변함없는 홍상수 영화더라고. 인물들끼리 얽히면서 드러나는 욕망의 양상도 여전히 재미있었고. 그러고 보니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건 <강원도의 힘>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어.

전: 정유미가 예쁘기는 예쁘더라고요.
 
장: 크크크. 정유미 좋아하는구나. 정유미가 홍상수 영화랑 어울릴까 싶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꽤 잘 어울리더라고.

전: 저는 문성근이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경마장 가는 길>에 문성근 아저씨가 했던 역할이랑도 겹쳐졌고, 홍상수 영화 상에서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몇 년 후 이야기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장: 문성근이 맡은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참 치졸한 인물인데, 그것마저도 잘 소화해내서 영화 분위기를 한층 더 살린 것 같아.

전: 홍상수 감독님도 그런 일을 많이 겪어본 것 같지 않아요? (웃음)

장: 하긴, 감독님이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유가 있겠지. 흐흐.

* 전주국제영화제 온감 데일리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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