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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영화, 그리고 대화 2012/01/26 15:24[인터뷰] 김지호 “자부심 생기는 작품, 남편도 영화만 하라고 해요”
영화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 제작 아우라픽처스)은 여러 가지로 반가운 영화다. 1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정지영 감독의 녹슬지 않은 연출력, 배우 안성기의 명연기와 이경영, 문성근, 나영희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앙상블은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영화적 충만함으로 가득하다.
그 속에는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타이틀로 얼굴을 내비친 배우 김지호의 존재감도 있다. 90년대 중반 데뷔 당시 배용준, 최진실, 김민종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2001년 배우 김호진과 결혼 이후 틈틈이 안방극장을 찾으며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해온 김지호는 이번 작품에서 드라마의 한정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현실에 발딛은 캐릭터로 한결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고 있다.
“두 번의 영화 작업, 연기 활동의 전환점”
김지호가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 이후 본격적인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부러진 화살’은 안방극장에서와는 또 다른 김지호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2007년 일어난 석궁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이번 작품에서 김지호는 털털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정의감 넘치면서도 부드러움을 지닌 사회부 기자 장은서 역으로 출연했다.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호는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보러 오라고 할 수 있는 영화를 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좋았다”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현장에서도 “선배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막내”였던 김지호는 베테랑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이 척척 만들어내는 작품 속에서 안방극장에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연기했다.
화장도 거의 하지 않은 얼굴에 청바지와 티셔츠 등 수수한 옷을 입고 등장하는 장은영은 여배우라면 반갑지 않을 수도 있는 캐릭터.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이 김지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데뷔 초에는 중성적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결혼 이후 엄마가 되면서 나도 모르게 여성적인 느낌으로 많이 갔다”는 김지호는 “그럼에도 면바지나 청바지, 배기 바지에 컨버스나 실내화 등 편안한 옷을 좋아하고 꾸미고 치장하는 것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극중 장은서가 자신과 많이 닮아있음을 강조했다.
그 동안 드라마에 매진하는 동안에도 김지호는 영화에 출연에 대한 바람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기준은 명확했다. 역할 비중보다는 “좋은 대본에 좋은 감독님과 좋은 배우가 만난” 작품을 기다렸던 김지호는 반려동물을 다룬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와 ‘부러진 화살’을 연달아 촬영하며 앞으로 연기 생활에서 새로운 계기가 될 전환점을 맞이했다.
“영화를 본 남편도 ‘지호야, 그냥 웬만한 코미디 영화에서 주연하는 것보다 이런 작품에서 연기한 게 좋았어’라고 하더군요. 스크린 속 제가 멋있다고 앞으로도 영화만 하라고 했어요(웃음). 두 번의 영화 작업으로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상업적인 걸 떠나서 드라마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영화라면 연기해보고 싶어요.”
“딸 효우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
김지호는 당분간 연기 활동보다 올해 9세가 된 딸 효우와 함께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김지호는 ‘부러진 화살’ 촬영 이후 욕심나는 작품들의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딸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여름 방학이라는 이유로 과감하게 출연을 거절했다. 그러나 미련은 남지 않았다.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지금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직전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 김지호가 딸과 함께 통화하는 모습을 살짝 볼 수 있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여배우지만, 딸과 이야기하는 순간에는 진심으로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평범한 엄마의 모습이 엿보였다.
연예인 커플의 자녀인 만큼 딸에 대한 대중과 언론이 새삼스러운 관심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는 관심이 피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관심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은 김지호는 오히려 “딸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끔씩 화보 촬영도 함께 하며 작은 추억들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연예계 진출에 대해서만큼은 “어릴 때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스스로 배우의 꿈을 선택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딸의 교육에 있어서도 김지호는 딸 효우가 “공부만 하는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을 정도의 자존심을 가진” 아이가 되길 바란다며 딸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김지호는 지금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엄마와 딸로서 유대감 같은 게 생기고 있다”며 환하게 미소 지을 때 딸을 향한 김지호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두 편의 영화로 보여준 배우로서의 새로운 매력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관객 입장에서는 크나큰 아쉬움일터. 김지호는 “올해 초까지만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며 영화든 드라마든 곧 작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또한 “현장에 갈 때마다 늘 에너지가 넘친다”며 “지금처럼 늘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넌지시 비췄다. 아마도 올해 중에는 새로운 연기 인생을 시작하는 김지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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